Trichotillomania
모발뽑기장애 DSM-V:
A. 반복적인 모발뽑기 행동으로 모발 손실을 초래한다.
B. 모발뽑기를 줄이거나 중단하려고 반복적으로 시도한다.
C. 모발뽑기가 사회적, 직업적, 또는 기타 주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D. 모발뽑기나 모발 손실이 다른 의학적 상태로 인한 것이 아니다. (예: 피부과 질환)
E. 모발뽑기가 다른 정신장애의 증상으로 잘 설명되지 않는다. (예: 신체이형장애에서 외모의 결점이나 흠으로 인지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다. 학교에서 식초로 무엇인가 실험을 했던 날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조그마한 골목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 때 그 친구가 나에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건냈다.
“식초 남았지?”
“응. 그런데 왜?”
“그 식초 내 머리에 좀 뿌려줄레”
“잉???? 왜 그러는데?”
“머리에 식초를 바르면 머리카락이 자란다고 하더라고”
“진짜야!”
난 아무 말없이 그의 머리에 식초를 부어주었다.
그 친구는 항상 왼손 엄지와 검지 손가락의 손톱을 이용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쉼없이 뽑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생각할 때, 말할 때, 공부할 때, 밥 먹을 때, 여하튼 쉼없이 머리를 뽑아대던 친구다. 그러더니 결국은 머리털이 많이 뽑혀 머리의 많은 부분이 허옇게 드러나게 되었다. 머리의 3/1은 머리카락이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머리카락을 뽑는 반복적이며 강박적 행동인 모발뽑기장애는 머리카락을 빼려는 저항할 수 없는 충동을 수반한다. 때문에 DSM-4에서는 이를 충동장애의 하나로 분류하였으나 DSM-5에서는 강박장애로 해석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50 명 중 1 ~ 2 명이 일생 동안 모발 뽑기 장애를 경험한다.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에게서 거의 똑 같이 발생하며 아동기나 사춘기에 많이 시작된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는 80~90%가 여성이다. 아동의 경우 치료과정을 통해 완전히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성인기에 발병한 경우 만성질환이 되는 경향이 있어 일생을 통해 고생할 수도 있다.
모발뽑기장애의 증상과 관련 행동:
O 억제하거나 저항할 수 없는 모발뽑는 행동의 충동
O 모발을 뽑기 전이나 뽑으려는 충동에 저항할 때의 긴장감
O 모발을 뽑은 후의 만족감과 즐거움
O 머리카락을 유심히 관찰하거나, 먹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 이빨로 물어 뜯기도 하는 등 관련행동을 함.
O 모발뽑기 장애를 지닌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고 모자, 스카프, 인조 속눈썹 및 눈썹을 착용하여 탈모를 숨기려는 경향이 있음.
O 모발 뽑기를 통해 눈에 띄는 탈모가 나타나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통해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때문에 사회적 활동의 제약을 받게 되며 스카프나 가발을 이용해 가릴려 시도하기도 한다. 동시에 많은 경우 정서적인 고립감과 불안을 체험하게 되기도 한다. 특별히 모발 뽑기는 가려움증, 조직손상, 감염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심한 경우, 뽑은 머리카락을 먹음으로써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모발뽑기장애의 원인:
모발뽑기장애의 원인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심리적 요인을 그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모발뽑기장애를 지닌 가족이 있는 내담자에게서 약간 더 발병율이 높으며 이는 이 장애가 유전되는 경향을 나타난다는 것을 시사한다. 더불어 이 장애는 심리적인 스트레스 상황과 연관되어 있으며 인간적인 관계, 근심과 걱정, 상실체험, 우울과 불안 등의 여러 요인들과 연결되어 나타난다.
지루함, 불안, 좌절감, 우울 등에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 신념, 그리고 가치와 같은 요소들이 머리 뽑는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특별히 많은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당기기 전, 당기는 동안 그리고 당긴 후에 각각의 감각적인 자극을 체험하게 되며 이 활동은 의식적 그리고 무의식적인 자동방식으로 다양한 상황 안에서 발생한다.
모발뽑기장애의 치료:
행동요법의 한 유형인 습관반전훈련을 이용해 이 장애를 극복하도록 도울 수 있다. 머리카락을 당기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시기가 장소를 인지하여 머리카락 뽑는 충동과 관련된 긴장을 완화하고 이완시킬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며 나아가 머리카락을 당기고 싶은 충동이 발생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다른 행동을 개발해 익히도록 함으로써 머리카락 뽑는 행동을 억제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또한 이 장애의 치료를 위해 머리카락을 뽑는 행동을 유발하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하고 왜곡된 사고를 바로잡는 인지요법을 사용한다.
치료 프로그램의 일부로서 강렬한 충동을 억제하는데 사용하는 항우울제의 하나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아동들의 모발뽑기장애는 당연히 교우관계와 학습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주 요인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스트레스 요인이 있다고 할지라도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양육자에게서 충분히 사랑받고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에 나타나게 되며 따라서 따스한 부모님의 손길과 애정이 이 장애를 극복해 낼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약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