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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selling Stories/OCD

저장장애: 강박장애

by Sangdam 2020. 11. 12.

한국사회복지상담소에 따르면 지난 달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의 도움으로 60년 가까이 된 노후 주택에 홀로 거주하던 독거노인의 집에서 무려 9톤에 달하는 잡동사니와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노인은 오랜 기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자신에게 필요도 없는 물건들을 하나 둘 씩 집으로 가져왔고 이것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 두어 결국은 집 안과 밖 그리고 골목에까지 하나 가득히 물건들을 쌓아 두었다고 한다. 이 노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바로 이름하여 강박증과 관련된 <저장장애>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모은 물건들에 과도한 애착을 지니고 있으며 누군가 이를 만지거나 정리하고 치우려 하면 과격하고 상스러운 욕을 썩어가며 제지하고 나서기도 한다.

 

저장장애란?

저장장애는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외부에서 가치가 없어 보이는 물건을 가져와 쌓아 놓으려는 통제할 수 없는 충동으로서 이를 통해 건강 위험, 기능 장애, 직업 장애, 경제적 고통,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장장애는 일반적으로 만성적이다. 즉 치료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며 따라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와 치료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인구의 2~6%가 저장장애를 지니고 있으며 남성과 여성에게 똑 같이 나타난다. 특별히 55~94세의 노인에게서 흔하며 일반적으로 11~15세에 시작된다. 그리고 30대부터 서서히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55세 이상의 성인은 젊은 성인보다 저장장애에 걸릴 확률이 3배 더 높다. 또한 저장장애로 인해 도움을 청하는 평균연령은 50세다.

일반적으로 저장장애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의 20%가 강박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쓰레기, 소변, 손톱, 머리카락 및 썩은 음식과 같은 이상한 물건들을 수집할 가능성이 높다. 저장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57%는 우울증, 29%는 사회공포증, 28%는 범불안장애 및 주의력 결핍 장애를 가지고 있다(Frost, Steketee, Tolin, et al, 2011). 또한 이들은 종종 완벽주의, 우유부단함, 미루기 및 계획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

 

저장장애의 원인: 저장장애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신경생리학적 측면서 저장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전대상피질과 그와 관계된 뇌영역에서 낮은 활성화가 관찰된다고 하며 이를 통해 자극에 대한 반응시간의 지연, 충동성의 증가, 공간 인식의 감소, 의사결정의 지연과 같은 증상이 유발되어 저장과 수집에 대한 충동과 강박이 형성된다고 한다.

저장장애를 유발하는 중요한 동기는 정서적이며 감정적인 애착이다. 즉 저장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소유물을 의인화하여 이를 버리면 그들이 감정을 상할 것이란 믿음을 지니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저장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자신의 물건들이 언젠가 유용하게 사용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보관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물건이 어떤 특정 사건과 연관된 경우 이 물건을 버리면 그 사건에 대한 기억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저장한다.

 

저장장애를 일으키는 위험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인격: 저장장애를 지닌 많은 사람들은 우유부단함을 포함하는 기질을 지니고 있다.

● 가족력: 가족 중 저장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저장장애의 가능성이 높다.

● 스트레스 사건들의 체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혼, 화재로 인한 재산 상실, 이사 등과 같은 스트레스 사건들의 체험이 저장장애를 일으킬 확률을 높인다. 특별히 무질서한 공간에서 자랐거나 힘들고 박탈감을 느끼는 어린 시절을 보낸 경우 장애에 더 취약하다.

● 저장장애는 다른 정신 건강 상태와 관련되어 나타난다. 특별히 불안, 주의력결핍이나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강박장애, 강박성 인격장애, 정신분열증을 지닌 사람들에게 더 흔하게 나타난다.

 

저장장애 증상

● 물건을 버릴 수 없다.

● 물건 버리는 것에 대한 심한 불안을 느낀다.

● 저장으로 인해 생활공간이 제한된다.

● 집 안의 공간들은 모두 저장 공간으로 간주된다.

● 고립

● 외로움

● 우울증

● 방문자에 대한 두려움과 당혹감

● 무질서

● 물건 배치에 대한 우유부단함

● 저장으로 인해 가족구성원과 갈등

저장장애 진단: DSM-5에 의하면 저장장애는 다음과 같은 경우 진단되어진다.

A. 실제적 가치에 관계 없이 소유물을 버리거나 분리하는 데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B. 이 어려움은 물건을 버리는 것에 연관되는 고통이나 물건을 보유하려는 필요성으로 인한 것이다.

C. 소유물을 버리는 어려움으로 인해 소유물이 축적되어 생활공간이 채워지고 혼잡 해지며 사용목적이 상당히 손상되는 결과를 야기한다. 만약 생활공간이 어지럽혀 있지 않다면, 이는 오직 제 삼자의 개입으로 인한 것이다. (예, 가족, 청소부, 혹은 관리자)

D. 저장은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기능의 중요한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한 고통이나 장해를 초래한다. (본인과 타인을 위해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포함한다.)

E. 저장은 다른 의학적 상태(예, 뇌손상, 뇌혈관질환, 프래더-월리 증후군)로 인한 것이 아니다.

F. 저장은 다른 정신 장애의 증상(예, 강박장애에서의 강박, 주요우울장애의 에너지 감소, 조현병 또는 다른 정신증적 장애에서의 망상, 주요 신경인지장애에서의 인지 결함, 자폐 스펙트럼장애의 제한된 흥미 등)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다음의 경우 명시할 것

a. 과도한 습득 동반

b. 훌륭하거나 공정한 통찰력 동반

c. 결핍된 통찰력 동반

d. 결핍된 통찰력/망상적 신념 동반

 

저장장애의 치료

저장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적합한 약은 아직 없다. 물론 증상에 도움을 주는 약물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에는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또는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제가 포함된다. Venlafaxine19와 Paroxetine20이 저장장애를 개선한다는 결과가 있으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저장장애의 치료에 있어 개인 및 집단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물건을 버리는 것이 어려운 이유와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싶은 이유에 초점을 맞추어 저장에 이르게 하는 행동과 사고과정을 수정하는 것이 인지행동치료의 과제다. 의사결정능력과 정리능력을 배양하고 물건으로 공간을 채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훈련이 포함된다.

저장장애는 한국에서도 많이 소개되었지만 외국에서도 80년대 이후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진 정신장애 중 하나다. 사실 유심히 우리 주변을 살펴본다면 저장장애의 초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특별히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사람인 경우 이러한 증상이 약간씩 있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심하지는 않지만 밖으로 나갔다 오면서 이것 저것 양손에 들고 들어오는 사람들 그리고 비어 있는 공간에 무엇인가를 자꾸 쌓아 놓는 사람들.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자신의 일이나 취미와 상관이 없는 책자를 무작정 모으는 사람도 있다. 노인의 경우 자신이 항상 앉아 있는 책상과 의자 옆에 신문을 산더미 같이 쌓아 놓고 치우지 않으면서 절대 누구도 못만지게 하는 경우도 있으며 빈 병들을 깨끗이 씻어 창고에 하나 가득히 쌓아 놓고 언젠가 필요에 의해 사용될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함을 강조에 또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이러한 저장장애는 만성적인 경향이 있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일단 치우는 것을 설득하는 것도 어렵고 치웠다 하더라도 또 금세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일쑤이다. 때문에 위에서 언급했듯 지속적인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특별히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것인 만큼 그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공공적인 측면에서의 보살핌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저장장애는 눈에 보이는 쓸데없는 물건들을 온갖 공간에 하나 가득히 쌓아 놓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다행이도 이것들은 모두 보이는 것들이니 이들을 잘 정리하고 버리면 그래도 문제가 일단락되어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면서 물건이 아닌 보이지 않는 정말 쓸데없는 추억의 조각들을 하나 가득히 쌓아 놓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쓸데없는 기억의 저장장애라고나 할까?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억의 축척이라면 좋은 것이겠지만 불행히도 우리 나약한 인간들에게 떠오르는 것은 부정적이고 슬픈 기억들, 실패한 기억들, 창피당한 기억들, 낯뜨거운 기억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이러한 부정적인 기억들의 저장 창고를 부수고 긍정적이고 멋진 추억의 저장 창고를 만들어 미래를 위한 긍정의 힘으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부정의 생각은 부정의 감정을 그리고 부정의 행동을 만들어 낸다. 결국 부정의 생각은 우리를 망치게 하는 지름길이다. 그러니 긍정의 행동과 긍정의 감정을 위해서 긍정의 생각을 탐색하여 수집하고 저장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의 힘이 우리의 성공적인 삶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의 마음 안에 긍정의 생각들을 저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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