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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selling Stories/OCD

완벽주의

by Sangdam 2020. 6. 28.

내가 아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정갈한 사람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이다.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치는 겸손함까지 갖춘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그는 대학 때 노트 필기를 세 번했다고 한다. 강의 시간에 노트를 반으로 접어 교수의 입에서 쉼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를 한 면에 한글자도 빠짐없이 받아 적었다고 한다. 강의가 끝나면 친구들의 노트를 빌려 자신이 강의 시간에 미쳐 적지 못했거나 빠트린 것들을 찾아 보충을 하며 비어 있는 나머지 반의 빈 면에 정서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완벽하게 정서되어진 노트를 보며 컴퓨터 앞에 앉아 워드나 한글 프로그램으로 멋지게 강의록을 만들었고 원하는 친구들에게 이를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정말 그 마음씨 마저도 착한 사람이다. 그의 서제에는 모든 책들이 종류별로 구분되어 있고, 책의 크기에 따라 높이의 순서에 따라 정리되어 있다. 그의 옷들은 모두 색별로 나뉘어져 있고 각을 지어 멋지게 정리되어 있다. 거실에는 먼지 하나 없으며 모든 물건들은 항상 제 위치에 정렬되어 있다. 이 얼마나 완벽한가!!!

 

그런데 혹 혹 혹 당신도 이런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닌지?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고 좋아 보이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그 사람의 깊은 심층에는 도대체 어떤 에너지가 흐르고 있는 것일까?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항상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항상 그를 완벽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사실은 실패를 체험했을 때의 고통 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이를 이겨 내기 위한 완벽의 노력이 그를 더 고통스럽게 한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무엇이든지 흑 아니면 백이다. 한 페이지의 노트 필기에서 단 한 글자 혹은 한 글자를 구성하는 한 획이라도 삐뚤어져 있으면 그것 때문에 고통을 느끼고 불편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결국 그 페이지를 과감히 찢어 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쓰기 시작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이들은 무엇을 보든지 좋은 것을 바라보기 보다는 결함을 찾기를 즐긴다. 장점 보다는 단점을 먼저 찾으며 좋은 것 보다는 나쁜 것에 먼저 눈이 가고 마음이 간다. 그들은 엄격하고 경직되어 있으며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가혹하다.

 

이런 완벽주의는 결국 병을 불러들인다. 완벽하게 무엇인가 하려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그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그리고 항상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가운데 자신의 결점을 바라보며 무너지는 자존감을 주체할 수 없어 열등감에 빠지게 된다. 그들은 완벽하지 못하여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항상 부족함과 결함을 체험하게 되니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완벽하게 해야 하니 더 긴장하게 되고 결국은 이 긴장으로 인해 사람들 앞에서 떨게 되고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기도 하며 결국 이로 인해 대인관계, 나아가 사회공포증에 시달리게 되기도 한다. 완벽하게 하지 못하니 모든 것들을 시도해보지도 않고 쉽게 포기하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미루고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게 되고, 계속된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피로, 나아가 거식증, 공황장애, 성기능장애, 혹은 편집증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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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자신이 완벽주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면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도록 하자!

왜 난 완벽을 추구하는가?

도대체 내가 완벽해야 할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

그 이면엔 무엇이 존재하고 있는가?

나를 완벽으로 이끌게 한 원인은 무엇 때문인가?

왜 난 실수하는 것이 잘못된 것, 나쁜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왜 나는 다른 이들에게 비판 받는 것, 무시당하는 것, 혹은 통제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가?

왜 다른 이들의 시선을 따갑게 느끼며 지내야 하는가?

혹 스스로 완벽하지 못하면 다른 이들에게 수치심을 느끼며, 다른 이들이 나를 거부하고, 그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거나 떠나갈 것이란 무의식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 무엇이 되었건, 이제 우리 마음 편히 살아보도록 하자!

자신감 없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당신!

나체의 모습으로 서울 시내 한 복판, 광화문에 서 있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도록 노력해 보자!

누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건 그 시선에서 자유스러워지자!

하다못해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그 완벽을 요구하는 시선에서부터 자유스러워지자!

난 허점이 너무 많다. 난 못 생겼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뭐 하나 내세울 것이 없다!

그래서 그게 뭐가 문제인가!

난 그저 그런 놈이다!

그래서 뭐 불만 있냐?

난 인간이다! 희로애락을 다 체험하는 인간이며, 실수도 하고 실패도하고 잘못도 하는 인간이다!

다른 사람 시선을 따갑게 느끼며 살아갈 필요도 없는 인간이다!

그들도 인간인 이상 다 나와 그저 거기가 거기인 인간들이니까…….

 

그래서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우린 모두 신이 아니며 그래서 완벽할 이유가 없다!

인간 답게 살고 자유스럽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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