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리고 관계가 깊어지면 자연스럽게 마음에 있은 어려움들에 대해 나누게 된다. 그런데 불행히도 내가 만난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어떤 특별한 동물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특별히 여성분들의 대부분이 이것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바로 바로… 거미였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계신 많은 분들도 거미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추측을 해 본다. 어두컴컴하고 냉기가 도는 지하 구석진 곳의 방문을 열면 집을 삼켜 먹을 것 같은 거대한 거미가 나타나 공격해 올 것 같은 공포감… 저희 가족들 중 몇 몇은 절대 지하방으로 내려가지 않으려 한다. 당연히 잠도 자지 않으려 한다. 말은 안 하지만 아마도 거미공포증을 가지고 있어서 임이 틀림없다….ㅎㅎㅎㅎ
범불안장애와는 달리 어떤 특별한 대상에 대한 무서움이 너무도 심한 경우 우리는 이를 특정공포증이라고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특정공포증은 특정 상황이나 대상에 대한 극단적이고 비이성적인 공포나 혐오감으로서 불안장애의 한 유형이며 이를 통해 개인적인 관계, 직장 및 학교 생활에 지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 인생에 큰 어려움을 겪게 하는 장애다. 공포증을 일으키는 상황이나 대상이 실지로 일어나거나 나타날 때 뿐 아니라 그것들이 나타날 것 같다는 추측이나 예상이 되는 때에도, 한발 더 나아가 이것들이 자신에게 실질적인 해를 입히지 않으리란 것을 이해하고 안다고 할지라도 엄청난 불안감과 두려움이 유발되어 자신의 일상생활을 무력화시키는 경우 이를 특정공포증이라 부른다. 어린이의 약 5%, 13-17세의 경우 16%, 노인의 경우 3~5%가 이것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2배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특정공포증의 대상은 일반적으로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개, 뱀, 혹은 거미 등과 같은 동물에 대한 동물공포증, 번개, 물, 불 등에 대한 자연환경공포증, 피나 주사, 병원 혹은 의료방송 에 대한 혈액주사손상공포증, 대중교통수단, 비행기, 운전, 다리, 혹은 엘리베이터, 터널과 같은 폐쇄된 장소에 대한 상황공포증 그리고 이외에 속하는 기타 공포증(모서리, 질식, 구토, 질병에 대한 공포, 풍선 터지는 것, 큰소리, 광대의상 등에 대한 공포)으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정공포증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7세에서 11세 사이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개에게 물린 경험과 같은 외상사건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자동차 사고를 목격하는 것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관찰을 통해, 또한 미디어나 지인들의 전언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특정공포증은 기질적, 환경적 그리고 유전적 요소들에 의해 야기되어 진다. 기질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경향이 강하고 반면에 행동 억제력이 약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면 특정공포증을 포함한 불안 장애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부모의 과잉보호, 신체적 및 성적 학대의 체험이 있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특정한 외상 사건을 체험하게 되면 이에 근거한 특정 공포증에 노출될 확률이 더욱 높아 진다. 더불어 가족 중 특별한 공포증을 지닌 사람이 있다면 유전적으로 동일한 특정 공포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특정한 대상이나 환경에 노출되면 호흡곤란, 떨림, 열, 구역질, 입이 마름, 가슴통증과 압박감을 느끼게 되며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을 갖게 된다. 그 두려움이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안다고 할지라도 이를 이겨낼 수 없으며 기절하거나 어지러움과 같은 통제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체험하게 되며 따라서 가능한 이를 회피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많은 경우 체계적 둔감법이나 노출을 포함한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특정공포증을 치료할 수 있으며 아동인 경우 독서치료, 놀이치료와 모래치료 등의 도움이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NLP나 최면치료를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심한 경우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Zoloft, Prozac, Celexa등과 같은 항우울제를 처방한다.
DSM-5에 의하면 특정공포증은 다음의 경우 진단되어질 수 있다.
A.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유발된다. (비행기, 고공, 동물, 주사, 피 보기)
B. 공포대상이나 상황은 대부분의 경우 즉각적인 공포나 불안을 유발한다.
C. 공포상황을 회피하거나 아주 심한 공포나 불안을 지닌 채 참아 내다.
D. 공포나 불안이 특정 대상이나 상황이 줄 수 있는 실제 위험에 대한 것보다 극심하며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보다 심하다.
E. 공포, 불안, 회피 반응은 사회적, 학업적(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장해를 일으킨다.
F. 이 증상이 다른 정신장애에 의해 잘 설명되지 않는다. 공포, 불안, 회피가 광장공포증에서 공황 유사 증상이나 다른 당황스러운 증상과 관련된 상황, 강박장애에서 강박사고와 연관된 대상이나 상황,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서 외상사건을 상기시키는 것, 분리불안장애에서 집이나 애착대상으로부터 분리되는 것, 사회불안 장애에서 사회 상황과 연관된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
특정공포증의 대상 중 가장 많은 것을 꼽으라며 단연 1위가 뱀일 것이다. 요즘과 같은 시기엔 아마도 COVID-19의 병균이 가장 큰 특정공포 1순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터넷이나 방송에서 소개된 코로나균의 모습을 보면 너무 징그럽고 무서워 빨리 화면을 닫아 버리고 멀리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며, 심한 경우 내 컴퓨터에 코로나 균이 침투해 들어왔다는 망상을 하게 되기도 한다. 하루 빨리 코로나의 Pandemic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특정한 대상이나 환경에 노출되면 공포를 느끼게 되는 특정공포증!
그런데 혹 내가 그런 특정한 대상이 된다면….
내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공포감을 느끼고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면….
반대로, 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공포와 불안 그리고 혐오감을 느끼게 한다면…
나도 그리고 너도 이런 대상은 되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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