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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selling Stories/Anger

품행장애 증상과 진단 사춘기

by Sangdam 2020. 11. 26.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들은 중2라는 이야기가 있다. 오죽하면 북한이 남침을 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중2들이 무서워서란다. 권위에 비아냥거리며 무시하고 때로는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기 위해 폭력적이고 언성을 높이고 눈을 부릅뜨기도 한다. 부모의 말이라면 무엇에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중2!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만이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 우울해 하며 이 세상은 모두 다 부조리하단 비관론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마도 위에서 언급한 중2병은 사춘기의 질풍노도(Storm and Gale in Life)의 시기를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그 만큼 한국의 청소년들이 폭풍이 치고 파도가 크게 일 듯 사춘기를 심하게 겪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 그 만큼 한국 사회가 살기 힘든 곳이란 뜻일 수도 있겠다.

 

사춘기를 대표하는 단어들이 존재한다. 짜증과 화, 성과 이성 그리고 친구, 비판과 반항 그리고 자존감, 등등등…. 사춘기를 떠올리면 우선 육체적인 변화를 떠올리게 된다. 호르몬변화에 의해 남자는 더 남자답게 여자는 더 여자답게 만들어지게 되는 과정이 진행된다. 목소리가 변화하고 몸의 구조에 변화가 일어난다. 이 시기의 인간 뇌는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혼돈의 시기를 겪는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뒤죽박죽의 뇌 구조가 사춘기를 극적인 사건으로 만드는 것 같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분노하고 우울하고 불안하며 권위에 저항하고 부모의 말에 반기를 든다. 이성에 끌림을 느끼고 가족 보다는 친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란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사춘기의 시기에 위에 설명된 사춘기의 증상을 넘어 사회적인 규범을 어기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나타내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품행장애”라는 것이다.

 

영어로 행동 Conduct 장애로 표현되어지는 품행장애는 많은 경우 사춘기의 증상들과 혼돈되어 인식되기 쉬운 오류를 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애란 단어가 붙은 이유는 품행장애가 사춘기의 특성과는 정확히 구별되기 때문이다. 이 구별의 기준은 아주 명확하다. 즉 다른 사람들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거나 자신의 연령에 적합한 규범이나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지속적이고 만성적인 패턴이 바로 그것이다. 결국 품행장애는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행동과 연관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싸움, 성적행위, 도둑질, 사기, 기물파괴, 가출, 등의 행동장애를 통해 이해될 수 있다.

 

 

DSM-5에 의한 품행장애 진단기준:

 

A. 다른 사람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고 나이에 맞는 사회적 규범 또는 규칙을 위반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양상으로, 지난 12개월 동안 다음의 15개 기준 중에서 적어도 3개 이상에 해당되고, 지난 6개월 동안 적어도 1개 이상의 기준에 해당된다.

 

사람과 동물에 대한 공격성

1. 자주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위협하거나, 협박함

2. 자주 신체적인 싸움을 시작함

3.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무기를 사용함(예: 방망이, 벽돌, 깨진 병, 칼, 총).

4.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으로 잔인하게 대함

5. 동물에게 신체적으로 잔인하게 대함

6. 피해자가 보는 앞에서 도둑질을 함(예: 노상 강도, 소매치기, 강탈, 무장 강도)

7. 다른 사람에게 성적 활동을 강요함

 

재산의 파괴

8. 심각한 손상을 입히려는 의도로 고의적으로 불을 지름

9. 다른 사람의 재산을 고의적으로 파괴함(방화로 인한 것은 제외)

 

사기 또는 절도

10. 다른 사람의 집, 건물 또는 차를 망가뜨림

11. 어떤 물건을 얻거나 환심을 사기 위해 또는 의무를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자주 함(즉, 다른 사람을 속임)

12. 피해자와 대면하지 않은 상황에서 귀중품을 훔침(부수거나 침입하지 않고 상점에서 물건 훔치기, 문서 위조)

 

심각한 규칙 위반

13. 부모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13세 이전부터 자주 밤 늦게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음

14. 친부모와 살거나 부모를 대신한 가정에서 사는 동안 밤에 적어도 2회 이상 가출, 또는 장기간 귀가하지 않은 가출이 1회 있음

15. 13세 이전에 무단결석을 자주 함

 

B. 행동 장애가 사회적, 학업적, 또는 직업적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현저한 손상을 초래한다.

C. 18세 이상일 경우,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

 

다음 중 하나를 명시할 것:

312.81 아동기 발병형: 10세 이전에 품행장애의 특징적인 증상 중 적어도 1개 이상을 보이는 경우다.

312.82 청소년기 발병형: 10세 이전에는 품행장애의 특징적인 증상을 전혀 충족하지 않는 경우다.

312.89 명시되지 않은 발병: 품행장애의 진단기준에 충족하지만, 첫 증상을 10세 이전에 보였는지 또는 10세 이후에 보였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확실히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다.

 

다음의 경우 명시할 것:

제한된 친사회적 정서 동반: 이 명시자를 진단하려면 적어도 12개월 이상 다양한 대인관계나 사회적 장면에서 다음 중 적어도 2개 이상의 특징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특성은 해당 기간 동안 그 개인의 대인관계적 · 정서적 기능의 전형적인 형태를 반영해 주며, 몇몇 상황에서만 가끔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명시자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출처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가보고 뿐만 아니라 그 개인을 장기간 동안 알고 있는 사람들(예: 부모, 교사, 동료, 친척, 또래)의 보고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후회나 죄책감 결여: 본인이 잘못을 저질러도 나쁜 기분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붙잡히거나 처벌을 받는 상황에서만 양심의 가책을 표현하는 경우는 배제해야 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일반적인 걱정이 결여되어 있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도 자책하지 않거나 규칙을 어겨 발생하는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냉담, 즉 공감의 결여: 다른 사람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이들을 차갑고 무정한 사람으로 묘사한다. 심지어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는 경우에도, 자신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에 더 신경을 쓴다.

수행에 대한 무관심: 학교나 직장 또는 다른 중요한 활동에서 자신이 저조한 수행을 보이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심지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이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며, 전형적으로 자신의 저조한 수행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

피상적이거나 결여된 정서: 피상적이거나, 가식적이고, 깊이가 없는 정서(예: 행동과 상반되는 정서 표현, 빠른 정서 전환)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기분이나 정서를 드러내지 않는다. 또는 얻고자 하는 것이 있을 때만 정서를 표현한다. (예: 다른 사람을 조종하거나 위협하고자 할 때 보이는 정서 표현)

 

현재의 심각도를 명시할 것:

경도: 진단을 충족하는 품행 문제가 있더라도, 품행 문제의 수가 적고, 다른 사람에게 가벼운 해를 끼치는 경우다. (예: 거짓말, 무단결석, 허락 없이 밤 늦게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 기타 규칙 위반)

중등도: 품행 문제의 수와 다른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의 정도가 “경도”와 “고도”의 중간에 해당하는 경우다. (예: 피해자와 대면하지 않는 상황에서 도둑질하기, 공공기물 파손)

고도: 진단을 충족하는 품행 문제가 많거나, 또는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경우다(예: 성적 강요, 신체적 잔인함, 무기 사용, 피해자가 보는 앞에서 도둑질, 파괴와 침입).

 

 

위의 DSM-5를 통해 알 수 있듯 이 장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꼽으라면 무엇보다도 정서적으로는 충동조절의 문제, 인지적으로는 죄책감이나 사건 경과에 대한 인식의 결여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즉 품행장애를 지닌 청소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바로 즉시적으로 폭발해 내는 경향을 지니고 있어 항상 사건 사고를 저지르게 된다. 또한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특성을 보이며 다른 이들에게 대한 위협으로만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인식하지 않고 자신이 이행하고 준수해야할 규칙이나 룰을 수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끼거나 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품행장애는 이른 경우 10세 이전의 소아기에서부터 나타날 수 있으며 많은 경우 청소년기에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히 소아기에 발병한 경우 그 경과가 나쁘며 성인기에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욱 크다. 연구에 따르면 품행장애는 일반적으로 9 ~ 17 세 청소년의 약 5 %에 영향을 미치고 소년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진단되며 시골 지역보다 도시 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ODD(적대적 반항장애), 양극성장애와 같은 정신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품행장애의 원인은 유전적, 생리적, 환경적 요소를 포함한 다양한 조합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유전적 원인: 성격은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유전되며 따라서 품행장애의 구성요소도 유전된다. 특별히 소아기에 발병하는 품행장애는 부모가 ADHD, 반사회적 인격장애 혹은 알코올 중독인 경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생물학적 원인: 품행장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간의 감정조절을 담당하고 있는 뇌의 전두엽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성격의 고향이라고도 불리는 전두엽의 불균형은 아동들을 품행장애에 취약하도록 만든다. 더불어 세로토닌이나 성호르몬의 이상 역시 품행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가족 환경적 원인: 무엇 보다도 품행장애를 불러오는 가장 큰 원인은 환경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부모로부터 적절한 양육을 받지 못하거나, 산후 우울증을 지닌 엄마와의 상호작용은 아동의 품행장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영양부족, 빈곤생활, 적절한 통제의 결여 등과 더불어 신체적, 정서적, 성적인 학대는 품행장애를 일으키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품행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위의 진단기준에 근거해야 할 뿐 아니라 전문가와 부모 그리고 교사의 세심한 관찰과 평가가 함께 공존해야만 한다. 행동관찰, IQ검사, 학습장애평가, 심리평가 및 의학적인 소견도 함께 고려하여 품행장애의 진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품행장애의 특성들이 다른 장애로부터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함이다. 경우에 따라서 사춘기의 증상을 품행장애로 오인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며 ADHD에 의한 폭력적인 성향이 품행장애로 진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저녁에 길을 가다 청소년들이 몰려 있는 곳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그곳을 피해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방송을 통해 접한 부정적인 사건들이 나의 걸음을 무겁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청소년들의 사회적인 문제가 한국 사회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혹 나만 이렇게 느끼고 있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인터넷에 뜨는 청소년들의 성적인 문제를 포함한 엽기적인 비행의 행위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힘들게 만든다. 어쩌다 이 사회가 이렇게 되었을까? 잘 살지는 못했지만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던 따스함의 시간들이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이를 통한 부의 축척과 개인주의의 결과로 인해 아스팔트와 시멘트의 사회가 된 것을 아닌지 그래서 마음에 평화와 사랑이 사라지고 나아가 인정과 도덕이 소멸하고 만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이 공정하지 않고, 모든 것에 위와 아래가 없어졌으며, 막무가내와 소리 큰 사람들이 이기는 사회를 누가 만들었는지 반성해 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사회 안에 일그러진 모습으로 존재하게 된 학교와 가정이란 존재의 기능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품행장애의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가정 안에서 일어난 유전적이며 환경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혹은 교육 기관, 나아가 우리 사회가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못해 발생하게 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의 장애가 바로 품행장애다. 결국 이것은 우리 모두 함께 풀어가야 할 한국 사회 공동체의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모든 부모들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우리 한국 사회의 역사가 그리고 이를 만들어 간 우리 어른들이 그들을 그렇게 무섭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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